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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환자가 꼭 고려해야 할 대안, 호스피스 완화의료

말기암환자가 꼭 고려해야 할 대안,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작성자, 작성일, 본문 내용을 제공합니다.
작성자 오기환 작성일 2008.12.04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지원과/완화의료클리닉

 

신동욱

 

암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질환으로, 매년 발생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8년 현재 우리나라의 암 환자는 53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2007년도에는 매년 6만7561명이 암으로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누구나 암에 걸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함으로써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암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최근에는 치료법의 발전으로 많은 분들이 암을 이겨내고 계십니다. 일반적으로 5년 이상 생존을 하는 것을 ‘완치’라고 표현하는데, 우리나라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은 이미 50%에 달하고 있고, 갑상선암이나 유방암 등 생존율이 좋은 암들, 그리고 위암과 같은 암들도 조기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은 90%이상 또는 그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암이 생기신 분들은 검증되지 않은 치료들에 시간과 돈을 허비하지 말고, 최선의 치료를 적기에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부의 환자들은 최선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하여, 더 이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에 반응하지 않고, 수개월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태를 의학적으로는 말기라고 하며, 이 시기가 되면 환자분들은 여러 다양한 고통스러운 증상들을 겪게 됩니다. 특히 암성 통증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환자들은 전체의 80~90%에 이르며, 심한 피로나 식욕 부진, 호흡 곤란, 의식 저하 등도 환자들을 신체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나 지나간 삶에 대한 회한, 남겨질 가족들에 대한 걱정 등 정신적인 고통도 겪게 됩니다.

 

가족들 역시 환자 못지않은 고통을 겪게 됩니다. 환자 간병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친지들간에 갈등도 생기게 됩니다. 특히 요새처럼 핵가족화된 상황에서는 여성들도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아 간병을 위하여 직장을 그만두는 상황이 생기는가 하면,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라고 해도 자식들에 대한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간병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경제적 부담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로 환자에 대한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더 싼 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가족 중에 누군가는 학업을 일시 중단하고 치료비를 벌기 위하여 일을 해야 하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199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서는 약 80%, 즉 대부분의 환자들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임종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반대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게 되었습니다. 특히 암환자들의 경우 현재 약 80%가 병원에서 사망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의료시스템이 보급되고 의료가 발전하면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수는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환자의 임종 모습들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더 이상 적당한 항암치료방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대형병원들에서 효과 없고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지속합니다. 그러다가 합병증이라도 생기면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급박한 상황에서 호흡이나 심장이 정지되면 기관삽관이나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가족과는 작별인사 한번 할 시간 없이 돌아가시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에 근거도 없는 민간요법을 이용합니다. 그러나 통증 등 여러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서 고통 속에 지내시다가 번번이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적절히 도움을 받지 못하는 말기암환자들에게 바람직한 대안이 호스피스 완화의료입니다. 호스피스는 원래는 손님을 의미하는 라틴어 hospes에서 유래하였는데, 중세 유럽에서 성지순례자들이 하루밤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 때 수녀들이 전쟁 부상자들을 호스피스에서 수용하여 치료하고, 그 부상자들이 이곳에서 임종하게 되면서 이때부터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사람들의 안식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말기암환자들을 비롯한 임종환자들이 편안하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며, 환자의 가족들까지 돌보아주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말기 암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임을 인식하고, 모든 국가가 암관리사업에서 이에 대한 대책들을 가질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호스피스 기관에 입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조사결과에서도, 호스피스 서비스에 만족하는 환자는 90%이상으로 호스피스에 입원하기 전 의료기관에서의 만족도가 절반에 불과한 것에 비해 매우 높으며, 입원 1주 이내에 통증을 비롯한 많은 증상들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환자의 질병을 보지 않고, 환자를 전체로서, 신체와 정신과 영을 가진 하나의 온전한 사람으로써 바라보는 철학입니다. 그래서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여러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체적인 증상관리, 특히 통증의 관리는 매우 중요한데, 말기암환자라고 하더라도 적절한 마약진통제의 사용으로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통증이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호스피스 제도가 발달한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보다 의학적이 목적으로는 마약성 진통제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인하여 환자들이 지속적인 고통가운데 지내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전문가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안전하고 적절하게 사용하여 내성이나 부작용 없이 편안한 통증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암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피로나 식욕부진, 구토, 입마름, 졸리움 등 여러 증상 역시 적절한 약물요법 등으로 조절과 완화가 가능합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또한 환자의 정신적인 부분과 영적인 부분을 존중하고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신체적 고통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것은 혼자서 죽어간다는 외로움입니다. 곁에 가족이나 친구, 또는 다른 누군가가 있어서 대화를 나누고, 신체를 접촉하면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호스피스는 이러한 점을 배려합니다. 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게 해줄 영적인 돌봄도 필요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종교를 통하여 영적인 채움을 얻지만, 영적인 돌봄은 꼭 종교를 전제로 하지 않고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또 환자의 가족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환자의 임종 이후 가족들 중 일부는 상실감으로 인하여 고통스러워하며, 어떤 분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간병이 어려운 경우, 오랜 간병으로 인하여 휴식이 필요한 경우 등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여러 시스템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 의해 제공됩니다. 또 상대적으로 넓은 병실 공간을 제공하여 가족들이 함께 지냄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자 하며, 가족실, 임종실, 자동 세발기구 등 말기암환자와 가족에게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에 따라서는 가정간호와 낮병동 등 다양한 형태의 임종환자 돌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립암센터에서는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보급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4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5년부터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들을 선정하여 필요한 인력과 시설, 장비 등을 갖출 수 있도록 국고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제공할 전문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하여 표준 교육 과정을 만들고 보급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를 뒷받침할 법과 건강보험수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아, 연간 6만 7천여명에 이르는 말기암환자의 5~10%만이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도움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을 맞서 싸워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느냐, 아니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느냐는 것은 철학의 차이입니다.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진 ‘축제’ 라는 작품의 원작자인 소설가 이청준 선생님은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에서 ‘장례식은 산 자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만나 한스런 세월의 응어리를 씻어낼 뿐 아니라 남은 사람들끼리도 서로 화해의 손길을 나누는 화합의 향연이란 의미를 던져준다" 라고 하였습니다. 철학의 차이가 장례식장을 슬픔과 통곡의 장으로 만들 수도 있고, 화해와 화합의 장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혹시 가까운 분들께서 최선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하고 계시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항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첫째,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의 말기암환자들은 본인이 말기가 되었을 때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야만 본인의 죽음을 더 잘 준비하고, 남은 생을 보다 더 가치 있게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환자에게 본인의 상태를 알리지 않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마지막 희망을 뺏는 것일 수 있습니다. 본인이 말기라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는 완치가 아닌, 품위 있는 남은 삶이 환자의 마지막 희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의사로부터 더 이상 항암치료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들으셨다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해보십시오. 환자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이 오히려 죽어가는 환자에게 괴로운 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임종을 앞둔 환자를 한 사람의 온전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정보        ------------

 

- 보건복지부-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

 ( http://hospice.cancer.go.kr/ )

  <주요 제공 정보>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일반 정보,

  말기암환자 및 가족의 생활에 대한 안내,

  전국의 보건복지부 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 사업기관에 대한 정보,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각종 교육 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