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이현우 | 작성일 | 2009.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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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와 암
국가암정보센터 임민경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은 위·장관을 통해 신속하게 거의 완전히 흡수되며,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 속으로 들어가 온 몸에 운반되고 일부 호흡, 오줌, 땀을 통하여 배출되기도 하나 대부분은 간에서 분해됩니다. 알코올 분해과정의 중간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약리 작용 때문에 술을 마신 사람은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등 여러 가지 증상을 겪게 됩니다. 한편 효소반응을 통해 알코올에서 유리된 수소이온은 보효소인 NAD+로 이송되어 NADH가 형성되는데, 이때 간 세포내에 NADH가 너무 많아지면 간내 NAD+/NADH의 불균형으로 세포 독성, 아미노산 결핍 등 인체에 위해한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인체내에서의 독성 작용과 여러 역학적 연구 결과를 통하여, 음주는 간질환, 간암 등을 비롯한 국내 주요 질환과 알코올중독증과 같은 사회적 부담이 큰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음주 자체가 흡연, 불건강 식이, 스트레스 등 질환 발생의 원인들과 복잡하게 연관되어 다양한 상호작용 효과를 나타내며, 개인별 음주량 측정과 음주군의 분류가 어렵다는 점 등이 그동안 음주가 질병 발생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코올 섭취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며, 소량의 음주가 일부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 및 사망률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과도 음주는 여러 질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 WHO의 2004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60가지 이상의 질병이 음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음주 운전이나 음주와 관련된 폭력 행위, 알코올 중독이나 알코올 의존성 등의 정신사회적 문제, 그리고 음주와 관련된 여러 급․만성 질환(췌장염,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증, 뇌졸중, 뇌출혈, 고혈압, 상부위장관의 암 등)등이 음주로 인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질병들입니다. 임산부에서의 음주는 저제중아 발생 및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이나 신경학적 질환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음주는 암발생의 원인으로도 잘 알려져 왔으며,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 일부 적정 음주에 의한 질환 예방 효과가 알려진 경우와는 달리 암발생의 경우 위험 증가시키지 않는 수준의 음주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와 미국암협회지의 자료를 활용하여 정리한 암의 주요 원인별 전체 암사망의 기여위험도를 보면, 음주가 기여하는 위험도는 약 3% 수준입니다. 음주와의 연관성이 밝혀져 있는 암은 구순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이며, 여성에서의 유방암과 음주와의 연관성도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하여 알려져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에 제시되고 있는 여러 연구 결과들로부터 대장 및 직장암도 음주에 의해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따라서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의 암 예방 가이드라인 및 국제 암연구소 보고서에서 기존의 다른 암들과 함께 대장 및 직장암이 음주로 인해 발생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음주가 위암, 폐암과 같은 각종 장기에 발생하는 암의 위험요인일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암발생 위험이 더 높아질까?
음주는 다른 알려진 암의 위험요인들과의 교호작용이 있어,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 암발생의 상대위험도가 증강됩니다. 하루 총 섭취 칼로리의 30% 이상을 알코올로 섭취하는 과음자의 경우 야채․과일이 부족한 식이를 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암발생 위험은 증가됩니다. 더욱이 1일 12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26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1일 40g 미만의 알코올을 섭취하고 담배 7개피 미만을 피우는 경우에 비해 후두암의 상대위험도가 40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대다수의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음주 중 흡연은 상부 소화기계 암(구강암, 식도암, 인후두암)과 간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킴은 물론 위암의 발생 위험도 증가시키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게 되면, 음주만 하는 것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일찍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암발생 위험이 더 높아질까?
음주 시작 연령과 암 발생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아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음주 시점보다는 평생 동안의 누적 음주 효과가 암발생 위험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관련 연구에서는 음주를 시작하는 시점은 유방암 발생과는 유의한 상관성이 없는 반면, 오히려 유방암 발생 전 최근 수 년 간의 누적 음주량이 암발생에 있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암발생 위험에 차이가 있을까?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암 발생의 위험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나, 암 발생 위험은 일반적으로 주종보다는 음주량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유전적 특성에 따라 음주로 인한 암발생 위험에 차이가 있을까?
음주로 인한 암발생의 유전적인 소인에 대한 연구는 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ALDH, ADH)의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 외 만성 음주자에서 유도되는 CYP2E1 유전자 다형성 및 만성 음주자에서 결핍되기 쉬운 엽산 대사 효소 관련 유전자의 다형성, 그리고 DNA 수복 관련 유전자 등에 대한 연구가 있으나 아직 근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기존 연구들로부터 음주로 인한 암 발생의 유전적인 소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ALDH2*2를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알데히드 분해능이 전혀 없는 ALDH2*2*2 homozygote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히드가 거의 분해되지 못하기 때문에 소량의 음주로도 심한 부작용(발한, 홍조, 구토, 어지러움 등)이 생겨 음주를 거의 하지 못하게 되어 음주로 인한 암 발생에 있어 보호 작용을 하는 반면, ALDH2*1*2 heterozygote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같은 양의 음주에 의해서도 일부 암의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대개 동양인에서 이러한 유전자형(ALDH2*2 allele)의 비율이 높으며, 최근 일본, 중국, 태국 등 동양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경우 여러 연구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음주로 인한 식도암 발생 증가와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부 연구로부터 두경부암(구강암, 후두암 등)의 발생 증가와도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시행된 이와 관련된 연구는 없으나, 향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집단의 경우 암 예방을 위해 특별히 금주하도록 권고해 볼 수 있습니다.
적정 음주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근거에 의해 제시된 적정 음주(Moderate drinking)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없으나 전문가 의견에 근거하여 일부 국가에서 적정음주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중 뉴질랜드 암학회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능하면 알코올음료 대신 비 알코올성 음료를 마시고, 2) 가능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주종으로 마시며, 3) 가능하면 작은 잔으로 마시고, 4) 알코올을 주스 혹은 다른 음료에 섞어 마시고, 5) 음주 도중 물을 함께 마시며, 6) 매주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을 정하여 실천하며, 7) 음주 시 음식을 함께 섭취하도록 합니다.
암을 예방하는 수준의 적정 음주는 존재할까?
암예방 측면에서는 적정음주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일부 만성질환의 경우 적정 음주를 통한 질환의 예방 효과에 대한 보고가 있으나 암의 경우는 일정 수준 이상을 마실 때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역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암발생 위험이 증가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상과 같은 음주 위해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사회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알코올에 대한 가격규제, 마케팅 규제, 판매의 규제 등 국가별 사회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알코올 정책을 수립․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서구 유럽 대부분의 국가와 미국 일본 등에서는 공공장소, 공공기관, 학교, 대중교통이용 시설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거나 자발적으로 규제하고 있고, TV, 라디오, 인쇄매체, 게시판 등을 통해 주류에 대한 광고 또한 대부분 자발적 규제 이상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광고 규제는 증류주와 같은 독주일수록 더욱 강화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스웨덴,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주류를 판매하는 시간, 일자, 장소를 모두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판매 시간, 판매 장소, 판매점 수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음주에 대한 하한 연령 제한을 두고 있고, 다양한 절주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음주로 인한 위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는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흡하다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장소와 시간, 양에 관계없이 술을 구입하여 마실 수 있으며, 잘못된 음주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너그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안녕과 암예방을 비롯하여 다양한 만성질환의 예방을 통하여 개인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전한 음주 문화의 정착과 건강 음주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며, 이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우리 개개인의 실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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