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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님의 ‘건강 인생 곡선’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님의 ‘건강 인생 곡선’의 작성자, 작성일, 본문 내용을 제공합니다.
작성자 오기환 작성일 2011.10.27

[인터뷰]

릴레이 튼튼 건강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님의 ‘건강 인생 곡선’

 

금연 한 이유? 4자면 충분해요. 죽.을.까.봐.

나의 건강 철학은 ‘너무 과하지 말라’

60대 이후의 건강, 타이어를 바꾼다고 생각하라.

 

올해 국립암센터의 5대 원장으로 연임된 이진수 원장. 항상 단정하고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갖는 그에게 색다른 인터뷰 제안을 했다.

“기관의 장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딱딱한 수트를 벗고 편안한 차림으로 편안한 장소에서 두런두런 원장님만의 건강이야기 나눠보시는 건 어떠세요?”

익숙한 인터뷰 방식이 아니었기에 잠시 머뭇했지만 이진수 원장은 노력해보겠다며 미소로 응답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진수 원장의 인생에 있어서의 건강이슈를 건강 인생 곡선을 나타내어보고 그 의미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본다.

- 오늘은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님의 건강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건강자서전(회고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네요~

원장님의 인생에 있어서 태어나면서 현재까지 건강과 관련된 이슈들을 그래프로 나타내주셨는데요,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 원장님 지금 체격도 좋으시고 키도 크신 편이시잖아요. 그래서 어릴 때 운동 잘하셨을 것 같아요.

>> 자라는 순서를 보면 그랬을 텐데 제가 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가서 학교에서는 항상 앞장섰어요. 앞장섰다는 이야기는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고 키순으로 해서 3번 5번 정도였어요.

친구 중에는 키가 매우 큰 배구선수 친구도 있었는데 정작 나는 맨날 앞에 서서 박수만 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옆에서 보면 그 때 그 친구와 키가 거의 똑같아요. 성장하는 과정은 똑같았을 건데 언제 컸느냐에 따라 학창 시절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 좋아하는 운동은 없으셨나요?

>> 친구가 배구선수니까 저도 따라서 배구를 했는데 키도 그다지 크지 않고 해서 포지션은 맨날 리시브였습니다.

- 국민 암예방 수칙에도 건강 체중 유지하기나 운동하기 항목이 있잖아요, 왜소하셨다고 하셨는데 통통한 적은 없으셨어요?

>> 아니예요~ 전 왜소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정상체격이라고 항상 착각을 하고 살았는데요?^-^ 사실 정상체중 유지하기라는 내용은 근래에 부각된 내용이죠. 제가 74년도에 서울의과대학을 졸업했는데, 그때는 꿈이 100근 나가는 거였어요. 100근이 체중 60kg이예요. 그때 56키로 나갔었으니까... 먹고 먹고 먹어도 100근이 안 나가는 상황이었고 모든 국민들이 날씬한 상황이었어요.

그림 목포 유달산 수학여행-할아버지, 선생님과 함께

-격세지감이네요 몇 십 년 안 되는 사이에

>> 완전히 차이가 났지요. 아이들이 빼짝 말라 영양실조 걸려있었으니까. 기억나나요? 우량아 선발대회 같은 것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토실토실 살찐 것만 우량아라고 생각했지 건강의 개념과는 완전 달랐거든요. 많이 먹고 살이 찌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렇게 건강 정보나 지식이 부족했던 시기예요.

- 의사이시니까 당연히 공부는 잘 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입시 스트레스를 비켜가긴 힘들 것 같은데 대학입시를 앞두셨을 때는 어떠셨나요?

>> 저는 입시스트레스 하나도 없었어요. 없던 이유가 뭐냐면 저희 어머니께서 너는 일 년 학교를 일찍 들어갔으니까 입시에 한 번 떨어져도 괜찮다 하셨어요.^-^

-그럼 정말 입시스트레스는 없으셨다는 말씀인가요?

>> 큰 배를 타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심리가 있잖아요. 좋은 학교를 들어가면 거기서 꼭 일등은 할 필요 없고 중간만 가면된다 하는 말도 있구요.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첫 시험에서 86점을 받았어요. 전 그 정도면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이 쇼킹한 거예요. 두 번째 시험에서는 79점을 받았는데 선생님들께서 평균점수 떨어진 것만큼 빳따라고 하죠? 사랑의 매를 드신거예요.

“넌 몇 점 떨어졌니?”

“7점이요........”

그 다음부터는 엉덩이에 불이 나니까 공부를 열심히 했죠.^-^

-입시 전에 스트레스를 줘서 입시스트레스를 없애셨네요.

>> 선생님들이 전략을 여러 개 가지고 계셨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 첫 번 수학시험을 보는데 100점 만점에 13점을 맞은 거예요. ‘일났다!’ 했는데 그때 평균이 16점이고 최고점이 18점 이었어요.^-^;; 3학년 처음시험에서 ‘너희들이 알면 얼마나 아느냐’ 해서 어려운 문제들로 ‘너희들이 아직 부족하니 겸손하고 낮아져라’ 라는 전략적인 교수법이셨죠^-^

그다음부터 ‘이거 안되겠다!’ 하고 이를 악물고 하는데 악물어봐야 소용 있나요. 공부한답시고 하는데 틈만 나면 도서관에서 책 갖다 놓고 농구하곤 했어요. 농구하고 샤워장에서 샤워하고 저녁때 되면 피곤하니까 밥먹고 자고. 그러고 나면 공부 안 한 것이 생각나고. 그게 입시스트레스였어요.^-^

 

 

- 20대 중반에 결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흔히 결혼하면 건강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사모님께서 건강관리를 잘 해주셨나요?

>> 결혼을 75년도에 했어요. 만 24년 몇 개월 정도 되었네요. 신혼 때 아내가 우리 국가암정보센터에서 타·짜 요리대회 하듯이 음식을 좀 싱겁게 했어요. 저는 제 입에 간이 안 맞으니까 입맛이 없는 거예요. 일 년 동안은 마음 상할까봐 맛없다고 말 못하다가 간장을 갖다 달라고 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 싱겁게 먹는 습관이 들어서 건강에 도움이 되었어요. 덕분에 아직 혈압 문제는 없습니다. 제가 조금 짜게 먹는 편이었거든요.^-^

- 지금은 끊으셨지만 담배를 피우셨던 경험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언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셨는지요? 최고로 많이 피우셨을 때는 하루에 얼마나 피우셨는지도 궁금합니다.

>> 대학교 3학년 때 쯤 되었을 거예요. 친구가 담배를 피우기에 담배를 끊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친구가 끊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담배를 나한테 맡겨놓으면 두 번 피우고 싶다고 달라고 할 때 내가 한 개씩 주마.’ 했어요. 그런데 결국 둘이 나눠피우게 되어버렸죠.^-^;;

그렇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한 갑도 피우고 그랬어요. 나중에 밤늦게 담배가 떨어지면 살 수가 없으니까 장초라고 하죠, 좀 길게 남은 담배 꽁초도 주워서 피우는 상태까지 갔었다니까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을 경험했죠. 술도 마찬가지구요. 토하고 나면 다시는 술 먹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시 마시기도 했구요.

- 그렇게 사랑하던 담배를 왜 끊으시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시면 지금 금연을 할까 말까 하는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림 미국에서의 첫 직장 사원증을 보여주며...

>> 길게 얘기하면 얼마든지 길 수 있지만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4자면 충분해요. 죽.을.까.봐.

MD앤더슨 암센터에서 폐암전문의사로 일하면서도 담배 계속 피웠었고,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었죠. 한번은 후배가 집에 식사를 하러 왔는데 갓난아이를 데리고 왔었어요. 온 사람들이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까 방에 아이를 데려가더니 나오지를 않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이상한 사람 다 있네’ 했었어요. 지금은 간접흡연에 대한 위험이 많이 알려졌지만 그때는 그런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를 못했거든요.

그랬던 제가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45세 폐암 환자 때문입니다. 그 환자는 20년 동안 흡연한 사람이었는데 폐암 진단 받은 지 10일 만에 사망했죠. 그 당시 제가 35살이었고 10년 흡연을 한 상황이었지요. 그 사람하고 나하고 10년 차이가 나는데 10년만 더 담배피우면 나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까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겁이 나서... 소위 말해 죽을까봐 끊은 거죠.

- 암전문의이신 원장님께도 암이 주는 두려움은 대단했나 봅니다. 그런데 평소에 암에 대한 설명해주실 때 보면 정말 암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편안히 얘기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암 정말 별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암에 대해서 ‘쉽게 잘 이겨낼 수 있는 질병이다’ 설명하시는 이유가 있다면요?

>> 옛날 같으면 의료시스템의 문턱이 높아서 여간해서는 병원에 안 갔었어요. 견디다가 못 견디면 병원에 갔거든요. 암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에 가니까 돈도 많이 들어가고 했는데 그런데 요즘은 시스템이 너무 좋아져서 병원비가 부담이 적고(안 든다면 거짓말이고요~^_^) 진단기술이 발달해서 미리 조금만 신경 쓰면 검진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거든요? 초기에만 발견하면 완치가 되니까 이제는 암 걸리면 죽는다는 얘기에서 조기에 발견되면 다 낫는다고 얘기하지요.

15년 전 암정복 10개년 계획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41.2%밖에 안 됐어요. 10명 중에 4명은 살고 6명은 죽는거니까 과반수원칙에 의하면 암 걸리면 죽는다고 했었는데, 요즘 최근 2008년 데이터는 5년 생존율이 59.5%예요. 이제는 10명중에 6명은 암 걸려도 산다는 것이거든요. 그중에서도 초기, 즉 1기에 발견되는 사람들은 수술하고 나서 대부분의 암종에서 80~90%가 완치예요.

괜히 미적 미적대고, 암걸리면 무서우니까, 난 건강하니까, 시간이 없다고, 검진을 늦추어서 암이 늦게 발견돼서 그렇지, 초기에 발견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또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더라도 요즘 치료약이 개발되어 치료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고 치료가 잘되어 치료가 끝나고 잘 사는 사람도 있구요.

얼굴에 주름살 생기는 거 당연하게 생각하고 화장을 한다든지 수술을 한다든지 하잖아요? 또 머리에 흰머리나면 염색하면서 사는 거지, 흰머리 나고 얼굴에 주름살 생기면 죽더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 요즘에는 평균수명이 80대까지 됐으니까 옛날 환갑 지나면 오래 못산다는 생각과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거든요.

- 인생 건강 곡선을 그리라고 하면 하향세를 그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프를 올리는 팁을 알려주시자면요?

>> 건강에 있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만 운동을 하고 항산화제 먹으면 그 위험성이 상쇄할거야‘ 하는 생각 하지 말아야 해요.

국민 암예방 수칙에 나오는 제일 첫 번째 항목이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잖아요. 직접흡연 간접흡연 모두 하지 않기가 일등이고, 이밖에도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잘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예전에는 60대 정년 이야기가 당연했지만 지금은 제2의 인생 전환기라고 합니다. 제2의 삶을 계획하는 시기, 원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삶에 대한 비전은 어떤 것인가요?

>> 타이어 바꿔 끼운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전의 타이어로 일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면 지금은 건강이라는 튼튼한 타이어로 제2의 인생을 위해 달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노후를 위해서 경제력이 아무리 갖춰져 있으면 뭐합니까? 자기 몸이, 건강이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없잖아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담배피우는 사람 담배 끊어야 할 것 같고, 체중관리가 제일 중요해요.

우리나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1위가 암, 2위가 뇌졸중, 3위가 심장병이고 당뇨병이 사망원인 4위예요. 그런데 이 모든 성인병의 원인 중의 하나가 과체중, 과식이예요. 생각을 조금 바꿔서 모든 음식이 몸에 좋다, 건강에 좋다 생각하지 말고 이제는 적게 먹는 것이 ‘몸에 좋아, 건강에 좋아’예요. 저도 70킬로로 유지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보니까 75~6키로 되더라구요. 벌써 걷는데 숨이 차고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까지 원장님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건강일대기를 들려주셨잖아요. 일평생을 의사로서 살아오시면서 갖게 된 건강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딱 정립되셨을 것 같은데요?

>> 정립이라기보다는 ‘너무 과하지 말라’ 예요. 예를 들어서 민간에서 호두를 하루에 두 알씩 먹으면 머리가 안 빠진다 하는 내용이 있어요. 예전에는 영양실조 걸리면 머리가 빠졌거든요. 호두를 먹으면 영양이 보충이 되니까 머리가 덜 빠진다고 했던 이야기지요. 이제는 영양이 과다한 상태에서 그렇게 좋은 것 다 챙겨먹으면 영양과다, 과체중, 비만증 환자 되는 건 한순간 이예요. 그러니까 하나에 의존하지 말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지나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첫 번째 릴레이 주자이셨던 진수희 장관님께서 검진에 대한 팁을 여쭤보셨는데요,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국가암검진사업이 시작된 지 13년이 지났습니다. 이전에는 국가에서 검진을 하자고 홍보하고 캠페인 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근래에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지요.

그런데 정작 검진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난 건강한데 왜 해?’ 라고 생각을 많이 해요. 그 배경을 살펴보면 ‘검진은 아픈 사람들이 하는 거야.’라는 잘못된 생각도 있고, ‘괜히 검진해서 암을 알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요.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권고안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을 하고 있고, 검진을 위한 지원도 아낌없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생각을 조금만 바꿔서 검진을 하면 암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해서 완치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거예요.

이제는 피하지 마세요. 국가에서 하는 암검진사업을 믿고 따라 주시면 반드시 건강에 도움이 될 겁니다.

- 마지막으로 릴레이 튼튼 건강 이야기를 이어가 주실 분을 추천 부탁드릴게요.

>> 오늘 마지막 이야기를 잘 먹는 것으로 마무리했으니 다음 이야기도 균형 잡힌 식습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요리연구가 이혜정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맛깔 나는 말솜씨로 건강한 밥상에 대해서 잘 알려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이진수 원장은 짧지만 많은 의미가 담긴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일생을 저명한 의사로 살아온 그가 알려주는 건강 비법도 사실 특별한 것이 없는 걸 보면 건강을 지키는 일은 나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아는 만큼 실천하면 건강이 보이지 않을까?